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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악역 영애 시리즈 6] 티어문 제국 이야기 ~단두대에서 시작하는 황녀님의 전생 역전 스토리~

by Agnes아그네스 2024. 11. 20.

2023년 4분기 방영 애니메이션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이야기

라이트 노벨이 원작인 애니메이션이다. 소설, 만화책, 애니메이션 정도로만 출시되는 다른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드라마 CD와 무대화까지 이루어진 작품이다. 소설책도 본편과 단편집, 그리고 아동용으로 출간되었다. 아동용은 한자를 읽기 힘들어하는 아동들을 위해 루비문자(한자의 발음인 후리가나를 표기한 문자)가 함께 인쇄되어 있다. 일본의 다양한 연령층에서 큰 사랑을 받은 듯하다.

이 애니메이션은 기본 배경이 판타지 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판타지물이다. 주인공이 죽었다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되는 회귀물이다. 기존 악역 영애 시리즈와 다르게 주인공이 일본에 살다가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전개는 아니다. 판타지 세계에서 살다가 죽어서 다시 이전 시간대로 회귀하는 전개는 [루프 7회차 악역 영애는, 적국에서 자유로운 신부 생활을 만끽한다]와 비슷하다. 

이 애니는 악역 영애 시리즈물로 주인공의 회귀 전 성격이 개차반으로 그려지는데 주인공이 회귀한 후에는 회귀 전 절차를 밟지 않기 위해 회귀 전 기억을 바탕으로 죽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다 보니 하는 행동마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고 주변 인물들에게 좋은 평판을 듣게 된다. 그런데 그 과정이 결코 순수하게 좋은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죽지 않기 위해서 한 행동이었으므로 주인공과 주변인들이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발생하고 착각이 계속 쌓이고 쌓이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생각 차이를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중간중간 해설가의 내레이션이 나오는데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생각차이를 잘 풀어서 설명해 주어 재미있는 포인트를 잘 짚어 준다.

단두대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주인공인 미아 루나 티어문은 티어문 제국의 하나뿐인 황녀이다. 딸바보인 황제의 이쁨을 받고 자란 미아는 누구보다 자기중심적인 인물로 자란다. 다른 사람의 사정 따윈 중요치 않기 때문에 자신의 심기를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자는 무조건 해고하거나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 날 제국이 몰락하면서 발생한 혁명으로 인해 지하 감옥에서 끔찍한 생활을 하다가 20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단두대에서 처형당한다. 

죽었다가 다시 눈을 뜬 미아는 자신이 열두 살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일이 꿈이라고 생각한다. 밥을 먹으러 간 미아는 자신이 죽기 전 가장 싫어했던 황월 토마토 수프를 먹게 된다.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만 준다고 요리장을 해고했던 미아였다. 하지만 그 수프는 너무 맛있었다. 지하 감옥에서 썩은 빵과 황월 토마토를 먹었던 미아는 요리장이 정성껏 끓여 준 수프와 부드러운 빵에 감동한다. 그리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긴 시간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들어 준 요리장에게 최고라고 칭찬하며 고마워한다. 미아는 밥을 먹은 후 디저트를 먹기 위해 하녀들에게 케이크를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맛있는 딸기 케이크를 들고 오던 하녀는 실수로 케이크를 엎어버린다. 더는 만들어 놓은 케이크가 없다는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른 미아는 케이크를 떨어트린 하녀에게 화를 내려다가 그녀의 얼굴을 보고 놀란다. 자신이 지하감옥에 있을 때 죽기 직전까지 자주 들러서 자신을 돌보아 주었던 안느였던 것이다. 그녀가 항상 찾아와 씻겨 주고 머리도 만져주고 말벗이 되어 주었기에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죽으러 가는 길에 그녀를 안으며 감사함을 보답할 길이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던 일이 떠올랐다. 이제는 자신이 보은 할 차례라고 생각한 미아는 안느를 자신의 전속 시녀로 두게 된다. 

꿈이 아님을 알게 된 미아는 단두대에서 처형되기 전까지 쓰던 피 묻은 일기장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어떻게 돌아오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일기장에는 처형당할 때까지의 기록이 남겨져 있었다. 미아는 단두대에서 처형당하지 않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일기에는 자신이 왜 지하감옥에 갇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들이 적혀 있었다. 나라의 재정악화, 기근, 전염병 등에 의해서 민심이 돌아서고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미아는 바로 재정악화를 막아 줄 인재를 찾았다. 죽기 전 자신을 좋지 않게 생각하지만 항상 바른말을 하며 제국을 위해 힘썼던 세무관 루드비히를 찾아간 미아는 다행히 그가 좌천되기 전에 만나게 된다. 그가 던진 질문들에 미아는 죽기 전의 기억을 최대한 떠올려 대답하자 루드비히는 황녀의 현명함에 놀라며 그녀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단두대로 가지 않기 위한 학원 생활

신성 베이르가 공국에는 각 나라의 왕족 및 귀족들의 자제들이 다닐 세인트 노엘 학원이 있다. 일정 나이가 되면 대부분의 자제들이 입학을 한다. 미아도 입학을 하게 되는데 상당히 꺼려지는 만남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긴장한다. 죽기 전 자신의 처형에 크게 관여한 선크랜드 왕국의 왕자 시온과 티어문 제국의 변방에 영지를 갖고 있는 루돌폰 변경백작의 영애 티오나가 같이 입학하기 때문이다. 그들과 엮이게 되면 분명히 자신은 단두대에서의 처형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하지만 다른 귀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티오나를 모른 척 지나가지 못한 미아는 그녀를 도와주고 시온은 미아의 행동을 보게 된다. 미아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둘은 계속 미아와 엮이고 그럴 때마다 미아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생겨 든든한 한 편이 된다. 

입학 기념 댄스파티에서 시온에게 차였던 회귀 전의 미아와 달리 시온이 먼저 미아에게 댄스파티의 파트너가 되기를 청하고 절대 시온과 엮이기 싫었던 미아는 렘노 왕국의 아벨왕자를 찾다가 그가 형에게 맞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연스레 그를 구하며 댄스파티의 파트너가 된다. 회귀 전의 아벨은 바람둥이였는데 회귀한 미아를 만난 아벨은 미아에 어울리는 멋진 남자가 되고 싶어서 내면과 실력을 다져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회귀 전에는 자신만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미아의 모습에 시온 왕자에게 항상 차여서 분해하고 신성 베이르가 공국의 공작 영애이자 세인트 노벨 학원의 학생회 부회장인 라피나에게도 매몰차게 친구 제의를 거절당했던 미아였지만 회귀 후에는 그들에게 먼저 호감을 사고 그들이 먼저 친구가 되기 위해 다가오게 만든다. 주요한 인물들은 물론 그의 수하들도 미아를 잘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어느 날 일기장이 사라져 버렸다

미아는 재정악화뿐 아니라 기근과 전영병 발생을 막아야 자신이 단두대로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그 해결책을 위해 힘쓴다. 기근을 위해 학원에서 사귄 상인의 딸인 클로에의 인맥을 사용하고 티오나의 아버지와도 거래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은 오로지 기근을 막기 위한 이기적인 발상으로 일을 진행해서 혹시 그들이 싫어하면 어쩌나 고민하는데 미아가 제안한 일들이 오히려 문제점들을 해소해 주는 방법이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미아는 어리둥절해 하지만 각 인물들의 마음속 생각과 해설자의 얘기를 들으며 각 등장인물의 관점에서 달라지는 이야기의 전개가 상당히 재미있다. 전염병의 발생은 빈민가에서부터 시작되는 일이라서 빈민가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거리를 재정비하고 그들이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식량 공급을 늘리고 병원을 짓는 사업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미아가 목숨을 구해 준 아이 덕분에 회귀 전 발생한 룰루족과의 갈등도 해결하게 된다. 

미아의 곁에는 미아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일기장의 이야기도 조금씩 바뀌더니 어느 날 일기장이 사라져 버린다. 드디어 미아가 단두대로 향하는 미래는 생기지 않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일기장이 사라지는 타이밍은 어떤 비밀 조직이 붕괴할 나라를 티어문 제국에서 렘노 왕국으로 바꾸자고 변경한 후이다. 미아가 단두대에서 죽게 된 이유가 제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어떤 조직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애니메이션 이야기 후반부에는 아벨 왕자가 있는 렘노 왕국에서 발생한 혁명을 막기 위해 미아 일행이 잠입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아의 생각 없이 하는 행동과 말이 어떻게 렘노 왕국을 위기에서 구하게 될지 기대하면서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