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분기 방영 애니메이션 (일본:2022년 3분기 방영 애니메이션)
아이돌 애니메이션
소제목을 뭐라고 지어야 할지 고민했는데 답이 나오지 않는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아이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아이돌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애의 아이]가 정말 유명하다. 최애의 아이는 1편이 정말 영화 같고 재미있다. 그 후의 이야기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1편에 비해 재미가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 버렸다. 그중 한 명이 나다. 4회인가 5회까지는 어떻게든 봤는데 그 이상은 시청이 불가능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꼭 볼 것이다. 2기도 끝났고 만화도 완결이 났다. 결말에 대한 논란이 많다고 들었다. 최애의 아이는 주인공 아쿠아와 루비의 엄마 [호시노 아이]와 요아소비가 부른 OST가 엄청난 인기를 얻어서 주목을 많이 끌었던 애니메이션이라 이야기 줄거리는 몰라도 포스터와 노래는 아는 사람이 많은 애니메이션이다.
그에 비해서 오늘 소개할 애니메이션은 정말 본 사람이 없는 애니메이션이다. 글을 쓰기 전에 내가 본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서 나무위키를 보는데 정말 이렇게 관련 내용이 없는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다. 유튜브에도 관련 영상이 거의 뜨지 않는다. 애니메이션 목록을 보다가 판타지물, 이세계물이 아닌 애니메이션이 있어서 보기 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뭐랄까. 일본의 중소기업 아이돌의 일상을 가까운 곳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 일본 팬들은 성장형 아이돌에 대한 평가가 좋은 편이라 그런가 자기 아이돌이 성장하는 모습을 기쁘게 바라보는 병맛 팬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카미쿠즈는 카미(신, 귀신)와 쿠즈(쓰레기)를 합친 말이다. 최고의 아이돌을 꿈꾸다 죽어 유령으로 살고 있는 모가미 아사히와 스카우트된 김에 아이돌을 하고 있다가 잘릴 위기에 놓인 니요도 유우야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쓰레기 아이돌이 아이돌 출신 유령을 만나면 생기는 일
니요도 유우야는 그룹 징스(ZINGS)의 멤버다. 징스는 니요도 유우야와 요시노 카즈키로 이루어진 남성 듀엣 그룹니다. 니요도는 잘생긴(항상 동태눈깔로 나와서 잘생겼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야기에서 잘생긴 얼굴이라고 한다.) 얼굴로 길거리 캐스팅이 되어 아이돌로 살아가고 있다. 아이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겨우 해내는 편이다. 무대에서의 매너도 꽝이라서 사장에게 해고될 위기에 놓인다. 니요도의 성격은 MBTI의 ISTP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한 효율 위주의 생각과 사고방식, 자기가 관심 없는 일은 전혀 보지도 않고 기억도 하지 않는 성격.
니요도는 사장에게 해고 이야기를 듣고 아이돌을 왜 하고 있나 귀찮으니 그만둘까 생각하고 있을 때 아이돌을 하고 싶어 하는 한 소녀를 만난다. 자신이 보이는 게 너무 신기한 소녀는 호들갑을 떨고 그녀가 유령인걸 알고 나서도 니요도는 덤덤했다. 소녀는 1년 전에 교통사고로 죽은 아이돌 출신의 모가미 아사히였다. 모가미는 아이돌로서 살아가는 일이 너무 신나고 기뻤다. 그래서 죽기 직전 아이돌에 대한 미련을 남기며 죽었기에 성불하지 못하고 유령으로 남게 되었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볼 수 없었는데 니요도만 자신을 볼 수 있었다.
둘이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모가미의 영혼이 니요도에게 들어가게 된다. 모가미의 영혼이 자신의 몸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니요도는 편하게 아이돌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모가미를 자신의 몸에 들어오게 해서 무대를 마친다. 이런 시커먼 니요도의 생각에 해설자는 쓰레기라고 말한다. 무대에서 아이돌로서 최선을 다한 모가미 덕에 니요도는 해고를 면하고 계속 징스 멤버로 활동하게 된다.
아이돌의 삶에 대해 알아가는 주인공
천성이 아이돌이 되기는 힘든 니요도지만 그래도 굉장히 노력을 하는 편이다. 귀찮은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극한으로 집중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춤도 금방 외우고 노래도 금방 외우는 등 나름 아이돌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 활동의 대부분을 모가미에게 맡기려고 했지만 니요도의 아이돌적 재능을 알아본 모가미는 일부러 니요도를 무대에 서게 한다.
가위 바위 보를 통해 활동을 번갈아 하는 니요도와 모가미 덕에 팬들은 오늘은 어떤 성격의 니요도가 무대에 나올지 굉장히 설레한다. 니요도는 모가미와 대화하면서 아이돌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된다. 같이 활동하는 멤버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없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니요도는 모가미의 부추김에 대화를 나눌 일이 생기고 니요도는 어쩌다 보니 요시노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
팬들이 늘면서 방송일도 하게 된 징스는 대기장소에서 인기그룹 시그라스 멤버들을 만나게 된다. 시그라스의 리더 세토우치 히카루는 모가미 아사히의 팬이었기에 니요도가 무대에서 하는 행동들이 모가미가 생전에 하던 행동과 너무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아이돌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다가 니요도와 단둘만 같이 있게 되자 니요도에게 모가미 아사히를 흉내 내는 거냐며 협박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가미가 없을 때 일어난 일들이었기에 세토우치와 함께 활동하는 날에는 힘들어도 자기가 직접 활동하면서 모가미에게 세토우치와의 일을 숨기는 니요도였다. 결국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쓰러진 니요도의 몸에 들어간 모가미는 니요도와 세토우치 사이에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세토우치가 여전히 자신의 팬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감동을 받는다.
세토우치는 실제 성격과 다르게 아이돌 활동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해 아이돌로서 행동하는데 그런 모습에 니요도는 나름 감명받는다. 자신을 니요도의 안티팬이라고 생각하며 니요도의 행사에 쫓아오고 분석하다 보니 그 누구보다도 니요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세토우치가 되었다. 항상 자신에게 날 선 세토우치에게 니요도는 모가미의 팬을 관두지 말고 자신도 함께 좋아해 달라고 말한다. 세토우치는 니요도를 팬으로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즐겁게 덕질을 이어간다. 니요도는 세토우치를 보며 자신을 보러 와주는 팬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자신에게 마음을 내어준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비정상적인 니요도 팬들의 덕질이 가장 재미있어
우리나라에서 광적으로 아이돌 덕질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일본의 중소기업 아이돌과 우리나라 아이돌의 성장과정의 비교는 불가하다. 그래도 우리나라 아이돌이 공연을 와달라고 전단지를 돌리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그룹 징스는 결성 2주년이 되어가는데 방송출연이 없고 작은 공연장에서 공연하면서 직접적으로 팬들을 만난다. 그러다 보니 공연장에 자주 찾아오는 팬들이 등장하는데 정말 광적이고 덕후의 기질이 다분하다. 공연이 끝난 후 술집에서 뒤풀이를 하며 니요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이야기들이 굉장히 재미있다. 니요도가 나오는 이야기보다 팬들이 나와서 흥분하면서 니요도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재미있어서 이 애니메이션을 끝까지 본 것 같다. 지금 내가 덕질하는 아이돌은 현재도 팬덤이 엄청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이렇게 뿌듯한데 니요도처럼 인지도가 없던 자신의 아이돌이 방송에도 출연하게 되고 큰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할까.
공연할 때 입는 옷이 1화부터 10화까지 바뀌지 않고 단벌로 나오는 게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도 애니메이션에 쓰려고 곡을 여러 곡 준비한 정성이 대단하다. 애니를 몇 번 봤지만 노래가 내 취향은 아니기에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이세계물 애니에 지쳤다면 가볍게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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