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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이세계 유유자적 농가

by Agnes아그네스 2024. 2. 22.

2023년 1분기 방영 애니메이션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은 주인공, 새로운 인생은 유유자적 혼자 농사짓고파

현실 세계에서 사람에게 배신을 당해 마음의 상처를 받고, 큰 병을 얻어 오랜 시간 병원 생활을 하던 주인공 마치오 히라쿠는 죽음을 맞이한 후 창조신에게 불려 간다. 창조신의 실수로 힘든 운명을 살아야 했던 마치오는 창조신이 사과의 의미로 다른 세계에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한다. 마치오는 병원에서 봤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떠올렸고 농사를 지으며 사람이 드문 곳에서 여유롭게 혼자 살고 싶다고 말했다. 건강한 몸과 만능 농기구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에서 눈을 뜬다. 나무만 가득한 숲에 눈을 뜬 주인공은 만능 농기구를 실험해 보며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외로움이 느껴질 때 곁에 소중한 인연들이 생기다

만능 농기구의 기능을 이것저것 익히며 하루하루 생활하던 주인공은 상처 입은 마물 2마리를 만나게 된다. 개들이라고 생각한 마물들은 사실 엄청 강력한 인페르노 울프였고 주인공이 제공한 음식을 먹은 후 암컷의 출산이 시작되고 새끼 인페르노 울프들이 태어난다. 그대로 가족이 되어 함께 하게 된다. 어느 날은 인페르노 울프가 아주 큰 그레이트 데몬 스파이더를 데려오고 큰 나무 위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가족이 된다. 이름을 자부톤(일본어로 방석이라는 뜻이다)이라고 지어준다. 자부톤의 능력은 생산한 천으로 의복이나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 수 있어 삶이 더욱 쾌적해졌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 중 하나다. 온순한 캐릭터로 나오지만 마왕과 비등하게 싸울 수 있는 강한 마물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마물들과 함께 생활을 오래 해서인지 사람에게 질렸던 마음도 사라지고 외로움을 느끼는 주인공. 어느 날 자부톤의 경고음에 달려가보니 벌벌 떨고 있는 한 작은 여인을 보게 된다. 인페르노 울프인 쿠로 가족의 공격에 제압당하고 있어 다가갔더니 주인공의 목을 덥석 물어 피를 빨고는 큰 성인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당황한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또 쿠로 가족이 여자를 공격하고 다시 작은 모습으로 변신한 모습에 주인공은 자신의 피를 더 먹어도 된다고 어깨를 내어준다. 마음껏 피를 먹은 여성과 함께 마을에 간 주인공은 자신의 밭을 구경시켜 주고 함께 살자고 말한다. 뱀파이어인 루는 당황하고 주인공은 함께 살자는 말이 청혼의 의미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더 정중히 부탁한다. 함께 평화로운 삶을 살게 된 둘. 
자부톤의 경고음. 가보니 루의 처음 모습처럼 만신창이가 된 여인 하나. 루를 찾아 죽음의 숲에 온 천사족 티어였다. 루는 티어에게 마을을 소개하고 함께 농사일을 한 후 같이 살자고 제안한다. 이렇게 또 가족이 생긴다.
이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주인공 마치오가 죽기 전 알고 있던 식물들이 만능 농기구에 의해 무럭무럭 자라 수확량이 많아지자 티어는 숲에서 힘든 생활을 하던 하이엘프족을 데려오고 그들은 건축과 대장간 일을 할 수 있어 마을이 점점 커지게 된다.

만능 농기구, 무기가 되어 마을을 지키다

와이번이 등장해서 마을을 공격했을 때, 마치오는 만능 농기구를 창의 형태로 바꾸어 무찌른다. 이 사건은 주변 마족들과 드래곤족의 관심을 끌게 된다. 마족과 드래곤족은 귀한 선물을 들고 와 친하게 지내기를 희망하고 기꺼이 그들을 반긴다.
주인공이 만들어 주는, 이쪽 세계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고 맛있는 음식 덕분에 한 번 마을을 찾은 사람들은 떠나지 않아 마을의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마을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주인공은 촌장이 되어 마을을 꾸려나간다. 루와는 사랑의 결실을 맺어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아기도 가지게 된다. 힘들었던 삶을 살았던 주인공에게 진정한 가족이 생긴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회차마다 익숙한 음식들이 나오기 때문에 보고 있으면 배가 고파지는 애니메이션이다. 큰 갈등이 없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골치 아프거나 인상이 찌푸려지는 일도 없고 주인공의 심성이 착해서 나도 본받아서 다른 이들에게 친절을 베풀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만든다. 일본 작품이기 때문에 일본의 음식, 일본의 게임들이 자주 나온다. 일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친숙함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내가 주인공처럼 다른 세계에 가서 원하는 삶을 선택해서 살 수 있다면 무슨 삶을 원하게 될지 생각해 보았다. 딱히 떠오르는 삶은 없었지만 농사를 지으며 소중한 사람들을 만들어 가는 삶도 의미 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