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분기 방영 애니메이션
방영이 끝나고 한참 뒤에야 보기 시작한 이유
나는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썸네일로 처음 접했다. 대표 이미지에 그려진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약해 보였기 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앞에 앉아 있는 소년이 뒤에 서 있는 남자로 변해간다는 걸 알았으면 진작에 보기 시작했을 텐데...(썸네일은 너무 작아서 뒤에 사람이 서 있는 줄도 몰랐다.) 방영 중에는 물론이고 방영이 끝나서 모든 회차를 볼 수 있을 때에도 보지 않았던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다가 너무 볼 애니메이션이 없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내 일상생활이 망가져 버렸다. 이미 웹소설과 웹툰으로 이야기가 종결된 상태라는 걸 알게 된 후로 애니메이션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웹툰을 보기 시작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제작되었지만 한국 웹소설과 웹툰이 원작이다. 주 무대가 한국 그대로이고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이 원작과 똑같이 설정되어 제작되었다. 한국어 더빙판도 있지만 자막이 없으면 소리를 크게 틀어야 하고 뭐라고 하는지 잘 안 들릴 때가 있어서 자막 버전을 선호하는 편이다. (넷플릭스는 더빙 버전이 없다.) 카카오페이지 또는 카카오웹툰에서 볼 수 있고 외전까지 모두 완결된 작품이다.
웹툰을 보기 시작한 것은 고행의 시작이었다. 웹툰은 다른 일을 하면서 볼 수 없는 단점이 있어 내 시간을 굉장히 많이 할애해야 했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애니는 단순 노동의 시간에 많이 시청한다. 예를 들어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개거나 컴퓨터 단순 작업을 할 때 틀어 놓기 좋다. 내가 애니를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다.) 이 이야기의 완결을 보기 위해 나는 나의 모든 시간을 웹툰을 보는데 온전히 쏟아야 했고 다음 화가 열리기 위한 3시간(이 웹툰은 3시간마다 한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다.)을 단축시킬 때 필요한 캐시를 모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집에 있는 생필품들을 쿠팡에서 몰아서 사거나 하지도 않던 모바일 게임의 레벨업을 위해 자다가 일어나서 새벽에도 게임을 했던 나의 한심한 노력으로 과금 없이 - 생필품을 너무 많이 샀지만 - 완결을 볼 수 있었다.) 캐시로 대여한 웹툰 회차가 너무 아까워서 남편에게도 애니를 강제 시청시켰더니 자동으로 웹툰 대여기간 종료 전에 정주행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했다.
먼치킨 애니메이션이 맞다
내가 이세계 애니와 더불어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장르가 먼치킨물이다. 이 애니의 초반에는 주인공이 완전 최약체로 나온다. 그래서 가끔씩 다시 볼 때도 약하고 나약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한테 치이고 이용당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보기 싫어서 주인공의 나 홀로 레벨업이 가능해진 4회부터 보는 편이다. 이 애니의 세계에서는 레벨이 정해지면 레벨이 고정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아주 드문 경우로 재각성이 되어 레벨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 같다.
주인공인 성진우의 직업은 헌터다. 헌터는 던전에서 싸울 수 있는 힘을 각성한 사람들 중에서 자격증을 가지고 던전 안에 들어가 마수들과 싸워서 나오는 광물들을 원래의 세계로 가져올 수 있는 사람들이다. 던전이 생기기 시작한 현실세계는 던전에서 얻게 되는 다양한 광물들로 에너지를 얻고 산업이 발전하게 되는 세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헌터들의 능력이 중요해져 버렸다. 대포나 총과 같은 마력이 실리지 않은 일반 무기의 공격은 마수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던전이 생기고 7일 내에 그 던전의 최종 보스 마수를 처리해서 던전을 닫지 않으면 던전 안의 모든 마수들이 현실 세계로 나오기 때문에 헌터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그 헌터들을 관리하는 헌터협회와 헌터들을 고용해서 던전을 클리어하고 돈을 버는 길드가 생겨나서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각 길드마다 높은 레벨의 헌터를 고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약체 레벨로 판정 받은 주인공 성진우는 어느 길드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헌터협회에서 관리하는 낮은 등급의 던전에서도 겨우 살아 돌아오거나 부상을 입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삶을 살았다. 성진우는 애니 1-3회에 나오는 이중 던전에서 목숨을 걸었다가 살아 돌아온 후 플레이어가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게임창으로 퀘스트들을 받아 수행하며 레벨업이 가능해져서 점점 강해지게 된 것이다. 레벨이 불가능한 세계에서 다른 사람들은 레벨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혼자만 레벨 업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엄청나게 강해질 거라는 건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최약체 레벨 E급이었던 성진우가 각 회차마다 레벨업과 새로운 스킬을 배우면서 점점 강해지는 과정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재미있게 그려냈다. 또 던전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시련을 이겨내야만 했던 주인공의 심경 변화를 함께 볼 수 있다. 1기에서는 가장 높은 레벨인 S급이 되기 전 A급 정도까지 등급이 오른 성진우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애니메이션은 웹툰 45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A급에서 S급이 되는 과정 - 애니메이션 2기에서 나올 이야기
웹툰 46회부터는 성진우가 S급이 되어 가는 과정과 헌터 등급 재판정을 받는 모습, 다른 S급 헌터들과 만나는 장면들이 나온다. 폐허가 된 제주도 이야기가 처음부터 조금씩 나오다가 100회가 되기 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분량상 제주도 레이스는 애니메이션 3기에서 다룰 가능성이 크다. 직업 전환 후 제주도 레이스 전까지의 이야기들 중 상당히 마음에 드는 회차가 많아서 가끔 소장권을 이용해서 구매해 놓고 원할 때마다 보고 있다.
애니메이션 마지막회에서 성진우는 전투 계열에서 네크로맨서(죽은 자의 영혼을 조정할 수 있는 직업)로 직업 전환을 하게 되고 죽은 자들로부터 그림자를 추출해서 자신의 군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이 능력이 상당한 치트키가 되기 때문에 성진우가 다른 S급 헌터들과 급이 다르게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최약체에 찌질이로 나왔던 1기의 주인공은 레벨업을 하면서 강해지는 몸에 맞춰 외형도 최적화가 되어 가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훈남이 되었다. 전투에 알맞은 키(키가 커짐-여동생이 오빠에게 키가 커진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와 날렵하고 다부진 근육으로 이루어진 몸을 가지게 되고 이중 던전(파르테논 신전)에서 얻은 축복으로 재생이 가능해져 피부까지 좋아졌다. 처음 성진우가 등장할 때는 눈이 동그랗고 앳된 얼굴로 나왔지만 회가 거듭되고 레벨업이 되면서 얼굴이 날렵해져 좀 더 남성답고 눈매가 시원하게 옆으로 길어진 형태로 변해간다. 그림체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다리가 너무 길어지는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비율 좋고 멋있으니까 용서가 된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 몇가지 있다. 아버지는 10년 전 실종 되어 생사를 알 수 없고 어머니마저 깨어날 수 없는 잠에 들어(익면증-던전이 생긴 후 생기기 시작한 병. 마력을 담고 있는 헌터나 마력이 있는 물건이 근처에 있을 때 몸이 마력을 견디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다.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마나석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병원에 누워 있기에 E급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도 끝까지 던전에 가야만 했던 성진우가 여동생의 보호자로 학교 상담을 가기 위해 말끔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장면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헌터 각성 후 학교를 나오지 않고 있는 여동생 친구를 설득하기 위해서 함께 들어간 던전이 레드게이트(다른 차원과 연결된 던전-보통의 던전은 여러 번 오갈 수 있는데 레드게이트는 들어가면 던전을 클리어하기 전까지 출구가 생기지 않아 나올 수 없다. 안의 환경 또한 동굴이 아니라 혹한, 혹서, 정글 등 극한의 환경이기에 헌터 레벨이 낮거나 보급품이 적을 경우 살아 나오기 힘들다.)로 변하면서 안에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레벨업이 된 성진우의 실력을 보이게 되는 장면이다. 세 번째는 성진우가 등급 재심사를 받는 장면, 네 번째는 S급 발표전 높은 등급의 던전에 갈 이유가 생겨서 헌터스 길드의 광부와 짐꾼으로 지원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들이다. 중간중간 어머니를 다시 건강하게 하기 위한 생명의 신수를 얻기 위해 특별 던전인 악마성에 가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싸우는 장면이 많아서 한 번씩만 봐도 되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상당히 선택적으로 다시 보기를 하고 있다. 다섯 번째 장면은 한국의 열 번째 S급 헌터가 탄생했다는 공식 발표가 있는 장면이다. 내가 재미있게 봤던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애니메이션 2기가 빨리 방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야기의 스케일이 엄청 커져버리는 그 이후 이야기
성진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강해질 거라는 걸 예상했지만 이 정도라고? 할 정도로 정말 강해진다.
101회에서는 강하다고 자부하는 다른 S급 헌터들보다 월등히 강한 성진우의 모습이 나온다.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너무 중요한 존재가 되는 그림자, 베르를 얻게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성진우의 영향력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세계에 왜 던전이 생기고 헌터가 생겨나게 되었는지 성진우가 어떻게 플레이어가 되어 혼자 레벨업이 가능해졌는지 알게 된다. 이 모든 일들을 해결하고 마무리하는 이야기로 끝이 나는데 모든 것이 잘 해결되긴 하지만 상당히 충격적인 결말이기도 했다. 궁금한 사람들은 꼭 웹툰을 보기를 추천한다. 작가의 작화도 좋고 모든 회가 정성이 가득하다. 작가님이 투병 중에 그리셨기 때문에 중간중간 휴재도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장성락 작가님께서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하셨기에 웹툰 댓글에는 애도하는 글들이 보인다. 추공 작가님의 훌륭한 웹소설을 바탕으로 이렇게 멋진 작화로 작품을 남겨주신 장성락 작가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건강하셨더라면 더 멋진 작품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
이 이야기 중간에는 일본에서 좋아하지 않을 만한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그 부분들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제작을 일본에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작 중인 2기의 내용 중에는 일본의 헌터들이 약하고 비겁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일본에서는 이 애니메이션이 상당히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2기에서 3기에 걸쳐 나올 폐허가 된 제주도 이야기와 관련해서 웹툰에서는 개미 마수가 일본에서 발견된 것과 다르게 애니 1기에서는 (웹툰에는 없는 장면이다.) 한국 헌터들이 제주도에 정찰을 갔다가 바다 위에 떠 있는 개미의 사체를 발견한 것으로 이야기가 바뀌었기 때문에 일본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는 각색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자신의 취향과 어느 정도 맞을 것 같다면 이 애니메이션을 꼭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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