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분기 방영 애니메이션
이세계 애니메이션의 종류
현재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장르가 이세계 애니메이션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 수가 많지 않아서 검색으로 찾아서 봤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너무 많고 이야기의 설정이 비슷해서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딱히 볼 것이 없어서 보고 있다.
이세계 애니메이션이 많아진 만큼 이세계를 가게 되는 설정이 몇 가지 있는데 그 경우의 수가 많지는 않다.
첫 번째, 현실세계에서 죽은 후 신을 만나 죽은 사정을 들은 후 이세계로 이동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원래의 모습 그대로 전이가 되지만 나이가 많은 경우 젊은 몸으로 바뀌어서 가는 경우도 있다(예. [신들에게 주워진 남자], [포션 빨로 연명합니다!]). 보통 주인공만 검은 머리인 경우가 많고 꼭 일본과 비슷한 문화를 가진 나라가 존재한다. 그곳에서 먹는 음식에 감동하는 모습도 항상 나온다.
두 번째, 현실세계에서 죽은 후 새로 태어나는 전생의 형태이다. 신생아부터 시작을 하지만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영특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 보통 귀족의 자제로 태어나는 설정이 대부분이다. 전생 버프라서 그런 것 같다. 신에 의해 전생되기 때문에 신이 좋은 부모를 정해 주는 경우다. 부유한 집안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다가 나라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서 가문을 더욱 발전시키는 형태이다(예. [전생 귀족, 감정 스킬로 성공하다], [전생귀족의 이세계 모험록 ~자중할 줄 모르는 신들의 사도~]).
세 번째, 소환술에 의해서 전이되는 경우다. 이세계에서는 마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라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라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소환술을 사용해서 용사를 소환한다. 소환된 용사는 용사만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스킬과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소환되고 용사로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예. [현실주의 용사의 왕국 재건기]). 물론 용사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애니메이션도 있다(예. [방패용사 성공담], [터무니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 밥], [달이 이끄는 이세계 여행]). 또 개인이 소환되는 경우와 단체로 소환되는 경우로 나뉜다. 후자인 경우 보통 고등학교 반 전체가 소환되는 설정이 지배적이다(예. [진화의 열매 ~모르는 사이 성공한 인생~],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폐급 【상태 이상 스킬】로 최강이 된 내가 모든 것을 유린하기까지]).
네 번째, 게임 속으로 전이되는 이세계물이다. 게임 애니메이션의 반은 주인공이 현실세계에서 게임을 하면서 게임 속 세계와 현실세계를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죽은 후에 자신이 평소에 즐겨하던 게임 속 세상에서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예. [리아데일의 대지에서], [오버로드], [이세계 마왕과 소환 소녀의 노예 마술]).
다섯 번째, 이세계에서 살다가 전생의 기억을 되찾는 경우다. 신이 매개체가 되어서 알려주는 일이 없이 새로운 세상에서 살다가 어느 날 일본에서 살았던 기억이 떠오르는 경우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예. [정령환상기], 악역 영애 시리즈 애니).
육아라는 주제로 차별을 둔 이세계물
넘쳐나는 이세계물의 홍수 속에서 조금이라도 차별성이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 시장이다. 그래서 찾은 설정이 육아인가 보다. 사실 3분기부터 이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업로드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선뜻 재생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 보나 마나 뻔한 내용일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인공의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보던 얼굴이다. 전형적인 양산형 애니메이션 남자 주인공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든다. 엄청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깔끔하고 호감형인 그런 동양인의 얼굴말이다.
어쨌든 결론은 가볍게 보기에 상당히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엄청난 빌런이 나타나서 주인공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는 일이 없다. 주인공과 함께 다니는 쌍둥이들이 상당히 귀엽기 때문에 엄빠의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상당히 말을 잘 듣는 편이라서 현실 육아의 어려움을 겪은 부모라도 PTSD는 오지 않을 것이다.
육아를 하려면 역시 먹거리가 중요하다. 아이들은 잘 먹여야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전이된 나라는 음식의 발전이 더뎌서 소스가 거의 없는 시대기 때문에 소금으로만 먹는 음식이 지겨운 주인공은 원래 세계에서 먹던 다양한 형태의 음식을 상인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음식의 문화를 발전시킨다. 때문에 음식 담당인 화(火)신이 주인공에게 엄청 감사하는 모습이 나온다. 물론 일본의 조미료이기 때문에 간장과 달콤한 것 위주로 발전시킨다. 우리나라 애니였다면 매운맛을 화끈하게 널리 알렸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내가 이세계로 간다면 절대 육아는 안 하고 싶고 음식도 안 하고 싶지만 혹시 해야 한다면 매콤한 요리도 알릴 것이다.
바람의 신 권속 주인공과 수신의 아이들
주인공 타쿠미는 바람의 신 실피릴이 차원의 균열을 보수하다가 힘 조절에 실패하면서 실수로 죽음을 맞이한다. 타쿠미는 실피릴과 만나 사정을 들은 후 이세계로 이동하게 된다. '가야의 숲'이라는 위험지대로 이동하게 된 타쿠미는 시르(실피릴의 애칭)에게 받은 바람 속성의 마법을 이용해 마물들을 무찌르며 길을 가다가 버려진 쌍둥이 남매를 만나게 된다. 이름이 없고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엘렌, 엘레나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옷도 갈아입힌 후 보호자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한다. 마물이 나타났을 때 타쿠미는 아이들을 지키려고 하지만 아이들은 놀라지도 않고 쉽게 마물을 퇴치해 버린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엘렌과 엘레나는 수신(물의 신)의 아이들이고 그런 아이들에게 위험한 일이 발생하자 시르가 그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타쿠미를 숲으로 보낸 것이다. 시르가 타쿠미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 하나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인간 여자들과 놀기 위해 어딘가로 사라진 상태라는 것이다(아이들의 존재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물 속성의 마법을 쓸 수 있는 계약수 펜리르를 시르 몰래 타쿠미와 계약시킨 점, 수신 윈델의 권속인 수룡이 원래 아이들의 보호자로 설정되었던 점 등을 보아 아이들의 아버지는 아이들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쿠미는 문제점 많은 아버지 대신 엘렌과 엘레나에게 형, 오빠라고 불리며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양육한다.
엘렌 엘레나와 함께 마을에 도착한 타쿠미는 길드에 가입한 후 모험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아이들도 신의 아이들이라 강했기 때문에 모험가로 등록 후 함께 모험을 한다. 휴식도 확실히 취하고 끼니도 제대로 챙기는 타쿠미다. 아이들이 마물들을 물리치는 것을 놀이로 생각하기에 마물마다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려주는 것 외에는 큰 문제가 발생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 타쿠미는 아이들이 바른 마음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기본적인 예의도 잊지 않고 가르친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 타쿠미가 대단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엘렌과 엘레나가 말을 굉장히 잘 듣는 편이기 때문에 현실 육아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육아에 진심인 타쿠미는 '육성과 교육'을 담당하는 신의 권속이 되면서 인족에서 아신급으로 진화한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육아하기
모험가로서 미궁도 탐색하고 아이들의 양육자로서 느긋한 하루를 보내던 타쿠미는 아이들에게 바다를 보여 주기 위해 그동안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마을을 떠난다. 마을을 떠나기 직전 위험한 '가야의 숲'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엘렌과 엘레나를 버렸던 노예 상인을 만난다. 타쿠미는 이미 엘렌과 엘레나의 양육자로서 인정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노예상인이 체포된다.
마을을 벗어난 후 시르가 보내 준 계약수 주르(펜리르), 피트(하늘을 나는 호랑이, 백호의 형태), 볼트(썬더 호크, 금빛 수리)와 함께 바다가 있는 도시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바닷가에 들렀을 때 수신의 권속에게 계시를 받은 인어족이 나타나 타쿠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 일을 손쉽게 해결해 준다. 바닷속 인어의 마을에서 하룻밤을 지낸 타쿠미 일행은 인어족들에게 이별을 고하고 마을로 가다가 미궁을 발견한다. 아이들이 미궁에 가기를 원해서 총 30층 중 10층까지 미궁을 탐색한 후 새로운 마을로 들어간다.
타쿠미는 각 마을마다 새로운 음식을 퍼트린다. 첫 마을에서는 심심한 빵에 딸기잼, 단팥소, 크림을 넣어 만든 달콤한 빵을 유행시켰다. 두 번째 마을에서는 그냥 불로 굽는 가리비를 보고 버터와 간장을 더해 구웠는데 그 또한 엄청 유행한다. 슬라임으로 만든 젤리, 여러 향신료를 넣어 만든 카레, 달콤한 속재료 말고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조리빵등을 만들어 요리사들로부터 제자로 삼아 달라는 요청을 듣게 되는 타쿠미다. 자신이 알고 있는 레시피를 사례금 없이 무료로 알려주어 음식문화 수준을 높이는 설정은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도 많이 나오지만 어째선지 볼 때마다 재미가 있다.
길드에서 발급받은 모험가 카드에는 미궁 탐색 기록이 남는데 타쿠미 일행이 다녀온 미궁은 바닷속에 있어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궁이었다. 그래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새로운 미궁의 발견으로 영주를 만나게 되는데 첫 마을에서 만났던 기사단 부단장의 형이었다. 타쿠미를 많이 배려해 주고 타쿠미의 새로운 음식 먹는 일을 굉장히 좋아한다(동생을 놀리기 위함이다). 영주의 아이들과 만나게 된 엘렌과 엘레나는 또래가 처음이라서 낯설어하지만 나중에는 헤어지기 싫어서 떼를 쓰기도 한다. 영주의 집에서 머무르게 된 일은 다른 또래와 함께 노는 경험과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에 대해 알려줄 기회를 갖게 했다. 미궁의 발견은 나라에서도 몇 없는 중대한 일로 12화는 왕과 만나러 가게 되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게 된다. 라이트 노벨 원작의 이 애니메이션은 한국에서는 정식 발매되지 않았다. 2기가 제작될지는 미지수이다. 2기에서는 엘렌과 엘레나의 아버지의 얼굴을 한 번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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